[성덕대왕신종 헌시] '소리여, 미래를 깨우는 신라의 종소리여' - 문정희   2013-10-15 (화)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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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덕대왕신종_헌시_-_문정희_시인.pdf (748.3K) [8] DATE : 2013-10-15 17:35:56




<성덕대왕신종 헌시>
 
소리여, 미래를 깨우는 신라의 종소리여
         
                                              문 정 희 시인
 
오늘, 이 땅의 드높은 가을을 흔들며
하나의 종소리가 일어선다
황금기, 신라의 위대한 힘이 일어선다
 
살아있는 듯 기운찬 용두를 타고
섬세하고 치밀한 비늘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천인상이 천의를 펼치듯이
고귀한 연화 대좌 위로
크고 힘찬 종소리가 날아오른다
 
여기, 성덕대왕 신종 소리 울려 퍼진다
웅혼한 이 종소리는 햇살처럼 퍼져 나가
끝내는 대자대비 부처의 소리로
이 땅의 풀과 바람과 산을 휘돌아
천년을 휘돌아
산마다 강마다 스며들어
우리들의 가장 깊은 깨달음이 된다
우리들의 가장 넓은 마음이 된다
 
아는가, 지금부터 천년 전
눈부신 신라, 불국토의
빼어난 혼과 지혜들이 모여 만든
자비로운 땅의 소리를
 
 
듣는가, 천지에 가장 신령스런
하늘의 자비의 소리를
텅 비어서 능히 울리되
무궁한 그리움으로 떨려오는 큰 사랑을
듣는 이마다 귀가 열리고
보는 이마다 눈이 밝아져
새벽처럼 맑은 새 영혼으로 살아나는
일파만파의 깨달음의 종소리를
 
바야흐로 위대한 부처의 소리로
강산을 굽이치며
천지에 두루 퍼져나가
유유히 천년, 이 땅의 혈맥 속을 흐르는
에밀레종은
인간의 애기로서의 수유의 삶 보다
찰나의 목숨보다
부처의 애기로서 영원할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
아름답고 슬픈 전설로 살아 있느니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신비로운
무비의 종
아니, 세계 제일의 종으로
1037자의 종신에 새기어진 명문은
그대로 하나의 위대한 예술
 
오묘하고 성스러운 시간을 안고
해와 달로 높이 걸려
울릴 때마다
부처의 지혜와 슬기와 화합을
영원히 신비한 원음을 울리고 있다
 
모든 아픈 시간들을 씻어내고
지구촌 문명의 온갖 이기들을 뛰어 넘어
첨단의 기기들을 뛰어 넘어
진실로 고달픈 사람의 마음을 펴주는
따스한 혈맥으로 파도치고 있다
 
성덕대왕 신종이여
영원히 맑은 불국토의 혼
소리여! 미래를 깨우는 신라의 종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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